적당한 실례

🔖 제가 좋아하는 이야기는 모범적이고 아름다운 것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. 제 삶과 마찬가지로요. 저는 배움이나 교훈을 읽으며 쓰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습니다. 그런 것이 글이라면 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 오히려 아주 이상한 사람들의 이상한 글들이저를 쓰도록 떠밀었습니다. 아주 이상한 일이었습니다.
그리고 나는 학생들에게 말했다. 아무한테도 말할 수 없었던, 나의 가장 이상한 점을 세 줄만 써주세요. 아직 깨어 있다면, 5분 동안 아무거나 써주세요. 그렇게 말하면서도 어쩌면 아무도 쓰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. 하지만 쓰이지 않아도 이야기는 시작되고 있을 것이었다.

🔖 나는 묻는다. “엄마는 어떤 기억이 살아남을 것 같아?” 노인과 대화를 하다 보면 깨닫는 사실이 있다. 이 이야기를 열 번 정도 더 들은 적이 있다는 것. 그러나 여전히 노인의 얼굴은 생생하기만 하다. 영화처럼, 돌림노래처럼 정해진 레퍼토리와 멜로디가 반복되는 동안, 나는 훗날 내가 어떤 이야기를 돌려 부르게 될까 상상해 보고는 했다. 지금 이 순간 나에게 과거는 지나가는 것일 뿐이고, 어떤 것이 특별히 크거나 작다고 느끼지 않는다.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, 어떤 시기를 그토록 강렬하게 기억하게 될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.